준, 마지막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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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나는 그를 만나러 가요. 그의 손을 잡아요.


우리는 함께 둥실 둥실 파도를 타다가
내가 헤엄을 칠 수 없을 만큼 깊은 곳에 다다르면
그가 내 손을 잡고 물 밖으로 데려다 주는 날들을 반복했어요.


물살이 급격하게 거세지는 여기쯤이에요.
나는 뒤로 돌아가자고 그의 손을 잡아당겼어요.


그런데⋯⋯


오늘은 그가 조금 이상해요.
내 손길을 무시하고 그저 앞만 바라보며 나를 쭉쭉 끌어당겨요.


살짝 보이는 옆얼굴이
싸늘하고 검푸른 색의
미소를 짓고 있어요.


아.


파도가 점점 나를 집어삼켜가요.
허리에서 가슴까지, 가슴에서 목까지, 목에서 코까지


이미







(스토리텔러 : 김기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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