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 기묘한 손자국



아직 떠나지 않은 누군가 남아있을 지도 몰라.


이 생각은 어제 새벽, 바닷가를 산책하다 들었던 노랫소리로부터 시작됐어요.
유달리 안개가 지독하던 그 새벽- 
온통 부옇게 질린 시야와 귀를 부술 듯 세차게 내리는 빗소리에 겁을 먹고 
정신없이 집으로 가는 길을 더듬던 그 때,


노랫소리가 들렸어요. 섬광처럼 번뜩이는, 정말이지 선명한, 노랫소리가요.


날이 밝자마자 나는 바닷가로 나와 한참을 서성였어요. 
이미 희망을 가져버린 마음은 쉴 새 없이 쿵쾅거리며 내 신경을 미치게 자극했어요.
해변가에 발자국을 덧그리고 덧그리며 한참을 서성이던 그때




손자국을 발견했어요.
아, 정말 이 동네에 누군가 살아 있는 거예요.


근데


좀 이상해요. 옆에 손가락마디만한 무언가가
수도 없이 떨어져 있는데,
꼭, 
물고기의 비늘 같은⋯


(스토리텔러 : 김기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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