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 나의 행복

(←이전 이야기)


그는,
이상해요.


그래 사실 나는 그의 손자국을 발견했던 처음부터 알고 있었어요.


말을 하지 않는 것. 잿빛의 피부. 얼음장 같은 체온. 아니 그리고 무엇보다
꼬리. 물고기의 꼬리요. 그 비늘이요.


나는 계속해서 생각했어요. 그의 정체가 무얼까 하고요.
하지만 내가 아는 것이라고는 내 이름 준, 고양이, 바다, 별, 추위. 이런 것들뿐인걸요.


나는 세상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세상엔 무수한 존재들이 있을 거예요.
내가 모른다고 해서
그를 두려워 할 필요는 없겠죠?


나는 이미 그를 사랑해요.
그가 아니면 난
또 이 동네에 살아있는 유일한 존재가 돼요.
지겹고 외롭고 무서워요.


말을 하지 않아도 돼요. 서릿발 같은 손으로 내 체온을 모조리 빼앗아 가도 돼요.
그저 곁에만 있어주세요. 그게 내 행복의 전부이니까요.



(스토리텔러 : 김기랑)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동일조건변경허락 4.0 국제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한남대학교 하이퍼서사 프로젝트, 「OFFING」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