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 바다 속으로



첨 벙 첨 벙 ,

 

   

           


       다

 

           
         
   
  로



그와 나는 함께 파도를 타고 흘러가요.
그는 내 손을 꼭 잡고 예쁘게도 웃어주었어요.


그 미소가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이 물 속이, 그의 차가운 체온이,
하나도 춥게 느껴지지가 않아요.


그는 아마 내게 자신이 사는 이 바다를 보여주고 싶었던 걸까요?
그는 계속해서 무언가를 살피듯 나를 바라봐요.


내가 춥진 않을지 무섭진 않을지 걱정하는 걸까요.
나는 괜찮다는 마음을 담아 환하게 씩 웃어주었어요.


그는 손을 조금씩 끌며 나를 더 깊은 곳- 더 더 깊은 곳으로 데려가요.




아. 여기서부터는 조금 위험해요. 헤엄을 칠 수가 없어요.


나는 나가자는 의미로 고개를 절레절레 저어 보이며 그의 손을 해변가로 잡아 끌었어요.


순간,
그가 어느 때보다
환하게
웃었어요.


굳게 다문 입술의 꼬리가 끝을 모르고 귀까지 점점 찢어져 올라가요.


갑자기
추워져요. 


나는 당장이라도 울고 싶어졌어요. 이상한 기분이에요. 이상해요.



(스토리텔러 : 김기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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